[TV] “위기의 주부들 Desperate Housewives”의 브리

얼마전부터 캐치온에 이어 KBS에서도 “위기의 주부들”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말 녹음판 광인 워리답게도 캐치온 버전보다는 KBS 버전이 더 재미있다. 그 중에서도 역시 압권은 마샤 스튜어트의 화신인 브리일지니… 정말로 그 보톡스 맞은 듯한 이마와 보형물로 굳혀놓은 미소. 옆에 있으면 끔찍한 사람이겠지만 그냥 방관하기에는 정말 브리가 최고다.

[#M_ 근데, 이미 워리는 그 브리 역을 맡은 마샤 크로스의 한때 팬이었을지니…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 “멜로즈 플레이스” 후반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멜로즈 플레이스”의 정체를 모르시는 분들은 클릭하셔도 무방합니다) | 글닫기 |

근데, 이미 워리는 그 브리 역을 맡은 마샤 크로스의 한때 팬이었을지니… (드라마 “멜로즈 플레이스” 후반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멜로즈 플레이스”의 정체를 모르시는 분들은 클릭하셔도 무방합니다)

다름아니라, 다름아니라! “멜로즈 플레이스”라!!!!! 짝짓기 연애물의 대부 다렌 스타(“베버리힐스 아이들”, “섹스 앤 시티”)가 만들어낸 엄청난 짝짓기 드라마의 대표작이다. 서로 얽혀서 연애하면 한때 ‘이게 멜로즈 플레이스냐’라고 하는 것이 가능했을 정도였다.

[#M_ 그 증거. IMDB에 나온 멜로즈 플레이스 정규 캐스트 명. 여자들 이름을 잘 보시라. 결혼한 남자 성이 뒤에 따라붙는 법인데 그 장렬한 모습을.. -_-;; | 리스트 닫기 |
Thomas Calabro …. Dr. Michael Mancini
Josie Bissett …. Jane Andrews Mancini Mancini (1992-1997, 1998-1999)
Heather Locklear …. Amanda Woodward Blake Parezi McBride Burns (1993-1999)
Andrew Shue …. Billy Campbell (1992-1998)
Jack Wagner …. Dr. Peter Burns (1994-1999)
Grant Show …. Jake Hanson (1992-1997)
Daphne Zuniga …. JoBeth Reynolds (1992-1996)
Doug Savant …. Matt Fielding (1992-1997)
Courtney Thorne-Smith …. Allison Parker Armstrong Hanson (1992-1997)
Marcia Cross …. Dr. Kimberly Shaw Mancini (1992-1993, 1994-1997)
Laura Leighton …. Sydney Andrews Mancini Field (1993-1997)
Kelly Rutherford …. Megan Lewis Mancini McBride (1996-1999)
Rob Estes …. Kyle McBride (1996-1999)
Jamie Luner …. Lexi Sterling Cooper Cooper (1997-1999)
Lisa Rinna …. Victoria ‘Taylor’ Davis McBride (1996-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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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샤 크로스가 맡은 역은 처음엔 순둥한 의사 역이었던(믿어지는가) 킴벌리였다. 그러다가 자동차 사고인가로 비명횡사해서 갑자기 퇴장. 벙쪘다. 게다가 죽었댄다!!!!! 그러고 한 동안 안 나왔다.

그런데. 어느날. 두둥. 두둥거리며 폭풍우 치는 밤 그 여자와 사귀던 남자의 부엌에 그 여자가 두둥하며 나타날지니… “나 죽은 줄 알았지?” 허걱. -_-;;; 여하튼 그때부터 백미였다. 이 여자가 그 남자와 잘 되는 줄만 알았는데 어느날 밤인지 그날 밤인지 머리가 아프다고 뭐라고하더니 화장실에 간다. 그러더니.. 허걱 갑자기 (알고보니) 가발을 휙 벗어던지는데 까치집된 머리에 수술자국이 쫙—-. 정말 공포영화가 따로 없었다… T.T;;;

나중에는 정말 어이가 서울역 그지 실종되었다. 그 여자, 두통 탓인지 원망 탓인지 3중인격자가 되었다. (-_-;; 내가 쓴 이야기 아니다.. 왜 그러냐고 묻지 마사라) 그 3개의 인격이 투쟁하다가 결국 가장 악랄하고 보수적인 역이 킴벌리를 차지했다. (역시 묻지 마시라 ;;) 그러다가 남자 주인공 중 하나가 눈치채자 걔를 강제로 붙들어다가 야매로(-_-) 뇌수술을 시키려고 했다. (다시 말하건대 내가 쓴 게 아니다 ;;) 그러다가 마침내 사랑하는 남자의 눈물어린 호소로 진짜 킴벌리의 인격이 돌아온 순간 사고사로 죽고야 만다. (-_-;;;;;;)

진짜로 어이 실종사건이라 불러도 무방한 “멜로즈 플레이스”였는데 그걸 나중엔 미군방송까지 챙겨가며 본 워리도 참… 지금 와서 절대 한국 드라마에 혹하지 않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삼중인격 의사가 야매로 자기 비밀을 아는 놈을 뇌수술하려다가 제정신차린다는 이야기를 보고 나니 우리나라 정도야 약과인 것일지니.

재미있는 것은 워리가 이 마샤 크로스가 참 마음에 들었다는 것이다. 아니, 마샤 크로스 때문에 봤던 것이다. 마샤 크로스가 연기 잘한다고 생각하며 어떤 일이 벌어지든간에 멜로즈 플레이스를 보았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참으로 마샤 크로스는 제대로 된 역을 만나지 못한 것 같다. 저정도 연기실력이면 영화에서 좋은 역만 만났어도 진짜 잘 되었을텐데 말이다.

“위기의 주부들”에서도 오로지 마샤 크로스만 보인다. 저 보톡스 맞은 듯한 이마와 실리콘으로 보정해서 굳혀놓은 미소… 진짜 소름이 쫙쫙 돋는다. 게다가 화장실 들어간 5분 동안 아무도 모르게 싫컷 울고서 다시 반짝반짝 미소를 흩날리는 역이라, 멜로즈 플레이스의 삼중인격에 비하면 정말 쨉도 안된다.

사실 “위기의 주부들”도 약간은 걱정된다. 이제 시즌 1인데 벌써부터 인물들간의 권력암투가 벌어지고 바뀌고 있다. 너무 일찍부터 이 관계를 소진하면 이야기가 삐꺽이게 된다. “멜로즈 플레이스”야 무조건 이야기를 틀어버리겠다고 작정하고서 암투를 일상적으로 벌이고 음모와 살인이 난무하는 멜로물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제 90년대가 지나고 나니까 좀 최소한의 개연성과 작품성을 요구하는 시대가 되었다. 사실 “위기의 주부들”이 진짜로 만난 위기는 최소한의 진실성이다. 인간 세상사 어떤 위기가 발생하고 폭력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일단 그 선을 넘어가고 나면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이다. 드라마처럼 도로 해해거리고 끈끈해지기까지, 수많은 고통과 갈등의 시간이 실제로는 필요하다는 개연성 혹은 진실성을 놓느냐 마느냐이다.

이미 위험은 왔다. (“위기의 주부들” 스포일러 있음) 시즌 후반부 브리의 처지나, 가브리엘의 남편이 벌써부터 폭력남으로 갑작스레 돌변하는 것을 보고 나니 이미 이 드라마가 작품성과 도저히 합치될 수 없는 즉각적인 말초성으로 넘어갔다는 생각이 든다. 그 와중에 이전의 삼중인격 플레이를 보여주며 진기명기를 보여준 브리가 과연 무사할 수 있을까?

워리는 브리라는 인물을 만들어낸 마샤 크로스가 참 마음에 든다. 그러나 그 사람의 재능을 부디 단물빼듯 쪽쪽 빨아먹는 것을 과연 이제도 지켜볼 수 있을지는, 그건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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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Responses

  1. 재미나게도, 캐치원에서 할 때는 별재미가 없었는데, KBS 더빙판으로 보니까 넘 재밌더군요.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를 즐기게 해준달까.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차이가 큰 드라마를 거의 못 본 것 같아요.

  2. desperate housewives. 재미있지요_ㅋㅋ

    갠적으로 저 여자_ 싫으면서도, 미워는 못하겠던데;ㅁ;
    쌍둥이 엄마는 너무 불쌍하구, ㅠ_ㅠ
    가브리엘라는;ㅁ; 자업자득.이긴 하지만, 결국 불쌍;
    또 그 이혼녀_ ^^;; 덜렁거리는게; 꼭; 절 보는 듯;

  3. 안녕하세요, 글 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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