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락이란 말이 싫다.

정은임씨 관련 소식을 읽다가… 분노했다.

“정은임은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퇴락한 라디오 시대의 마지막 스타일지도 모른다. “

라디오 시대가 언제 퇴락했는지 나는 모른다. 아직도 라디오는 성업중이다. 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버스를 많이 이용하고, 그래서 접하는 것이 라디오이다. 라디오를 퇴물취급하는 인간들이 미디어의 윗대가리에 앉아있을지언정, 라디오는 앞으로도 10년 20년은 간다. 그 사이에 TV도 퇴락할 것이다. 지상파에서 케이블, 위성으로 입지가 옮겨가서 앞으로 TV라고 하면 지금의 지상파를 가리키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그때는 뭐라고 할 건가. 퇴락한 공중파 3개사? 신문도 앞으로 변화할 것이다. 지금의 재벌언론들은 종이쪼가리 다 포기하고 현재의 필진 여러명 거느리는 시스템을 다 찢어발기고 다른 방식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재벌은 남아도 신문은 퇴락할 것이다.

그래, 설사 라디오 퇴락했다고 치자. 그럼 나중에 신문이 퇴락했을 때 누가 자기더러 해 준다는 말이 ‘퇴락한 신문의 스타’ ‘퇴락한 필진의 길잡이’ 이래주면 정말 기분 좋겠다…

제길, 좋자고 해 준 말인거 뻔히 아는데 화가 버럭 난다. 좋자고 해 준 말에 더 열받고 화가 난다. 그 사소함이 무지와 오해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낸다. ‘좋자고’ 해 주는 말은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법이다. 오늘의 교훈은 이것이다. 좋다는 말이건, 싫다는 말이건 잘 모르면서 그냥 해서는 절대 안된다. 조심해야 한다. 좋게 생각하기로 했으면 한 번 사랑도 해 보고 나서 말을 하자.

2 Responses

  1. 아 정은임씨의 사고 소식은 정말 너무 슬펐습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아나운서인데… 그때의 추억이… FM 영화음악… 얼렁 완쾌하셔서 좋은 모습 뵙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