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Sucks, SKT. Sucks, 한국 광고

SK 텔레콤이 얼마 전부터 시작한 광고가 있다. 이래서 내가 스피드 010을 쓰게 되었다.. 이런 광고인데, 왜 하는지 모르겠다.


술먹다 필름 끊겨서 스피드 010을 했다는데 … 요즘같은 물자절약 시대에 역행하는 광고가 아닌가? 술먹고 필름 끊겨서 핸드폰을 잃어버렸으면, 단말기를 간다는 뜻이 되지 왜 그게 번호를 바꾸는 거하고 무슨 상관인가? 홍대 놀이터에서 뽑뽀하다 010으로 바꿨다는 것도 도대체 뽀뽀랑 010 번호랑 무슨 상관이라는 건지 모르겠다.

평소 내 번호가 우라지게 나빠서, 아니면 이상한 전화가 많아서, 내 번호를 심지어 내 애인도 못 외워서, 스팸이 많아서, 실연당해서, 돈먹고 달아나서 등등, 번호를 바꿔야 할 이유를 제시했어야지 왜 단말기를 바꿔야 하는 이유를 내보이는 것인가? 이 광고 컨셉 잘못되어도 한 참 잘못된 거 아닌가???? 그런데 광고관련 글 보면 … 침마르게 칭찬만 한다. ‘이럴 때 바꾸고 싶은 마음을 콕 집었다’ 라나. 이해를 못하는 광고를 좋다고 자화자찬을 하는거, 영화판이랑 똑같은 거 같다. 못만든 영화 시놉시스 제작의도 찌라시 줄줄이 외고 말지…

더 심각한 광고가 등장했다. 이미지 찾고 싶어도 안 나온다. 남편이 바람피워서 그 정부(애인이란 말이 아깝다)가 전화해댄다. 남편은 필사적으로 끊지만 이미 아내는 눈치챈 후, 나오는 말 – 이래서 나의 스피드 010이 시작되었다라니. 그 예쁜 마누라 두고 바람피우는 미친놈들은 필수적으로 스피드 010을 신청하라는 말 밖에 더 되나.

아마도 이렇게 말하면 ‘니가 그 광고 만드신 분의 높은 뜻을 이해 못해’라고 할 텐데. 드릴 말씀. 잘 만들어야 웃어줄 마음도 난다. 그걸 웃긴다고 생각한 모양인데 잘 만들어야 뜻도 전달이 잘 된다. 의도가 아무리 잘났어도 전달 안 되면 땡이다. 아마도 외국 광고 컨셉을 가져다 쓴 거 같은데 (우리나라 인간 머리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광고이다) 원본이 있다면 분명히 외국 원본은 코믹과 페이소스를 돋보이게 만들었을 것이다. 외국 광고는 민망한 순간에 코메디와 페이소스를 돋보이게 하는데 천재다.

이 광고를 승인한 SK 텔레콤에도 두 마디. 1. 도대체 그 광고를 보고 ‘아, 나도 마누라한테 바람핀 거 들켰을 때 번호 바꾸고 싶어’ 하는 인간이 우리나라 5천만 중의 몇 명이나 된단 말인가? 그리고 그 중의 몇 명이나 거기에 혹할거 같아서? 도대체 사용자 인구의 몇 퍼센트를 노리고 한 짓인가? 아니면 자기들 임직원 중 퍼센트로 골랐나? 2. 저런 ‘부도덕함’의 상술은 본래 좀 이미지가 깨끗한 쪽에서 해야 받아준다. 즉 SK 텔레콤같이 지멋대로 이상한 통화연결음 넣고, 사용자 주머니 털어먹기 바쁜 데서 하면 아무리 잘 만들어도 욕을 디립다 먹게 되어있다. 자기 수준대로의 행동을 하니까 욕해주는 거 뿐이다.

8 Responses

  1. 솔직히 -_- 엿같은 광고입니다. 저런 영화같은 컨셉으로 만들어서 어쩌자는건지.
    요즘 새로 하는 KTFT Ever 광고는 왠 여자 신음소리가 나덕누요. 황당해서 원..

  2. 동감입니다. 요즘들어 도대체 그거랑 뭔 상관? 이란 말 나오게 하는 광고가 부쩍 느네요. 이잇 +_+

  3. 저도 짜증나던데,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꽤 있군요. 홍상수식 일상사?!

  4. 저도… 같은 생각. 방금전에 “여자는 남자의 미래이다.” 글 보고, “맞소맞소”, 외치고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