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티즌] 성형 리얼리티 버라이어티 쇼 “도전! 신데렐라”

지난 1월 8일부터 동아TV를 통해 방송중인 [도전! 신데렐라 (Extreme Makeover)]는 말 그대로 ‘변신’을 목표로 한다. 외모 때문에 절박하고 처절할 정도의 정황에 처한 사람을 찾아가 마음씨 착한 요정처럼 모든 것을 바꿔 주는 것이다. 이 ‘요정’은 나이, 인종, 성별 모두 상관하지 않는다. 아이를 키운 후 나이 든 자신의 모습에 회의를 느끼는 여자, 늦게 얻은 아이들의 할아버지 취급을 받는 것에 소극적이 된 남자 등 자기의 외모에 너무나 주눅이 들어 사회생활을 포기한 사람을 찾아간다. 진짜 요정과 차이가 있다면 바꾸는 데 100일 정도 걸린다.

미국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이 프로그램의 판권을 사들인 동아TV는 미국편을 본뜬 한국판을 똑같이 제작, 미국편과 한국편을 동시 방송중이다. 일단, 미국편은 성형에 대한 가치평가는 아예 열외로 접어둔다. 즉, 프로그램의 핵심을 자기를 바꾸고자 하는 지원자에게 집중한다. 지원자들은 숨기고픈 자기 모습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을 감수하고 자기를 바꾸기 위해 헐리우드로 떠난다.

이 프로그램의 백미는 성형이 주는 ‘감동’에 있다. 성형 수술을 한 당사자의 감격을 시청자에게 전이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수술하기 전날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떨리는 마음을 전하는 모습, 성형여부와 관계없이 사랑하는 가족이지만 수술 후에 더 나은 삶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가족들의 인터뷰는 묘한 느낌을 준다. 그 묘한 느낌은 치료 하나만으로 이미 자신감을 찾아가는 지원자의 모습을 통해 감동이 된다. 치열에 콤플렉스가 있던 여자는 이를 치료하자마자 엉엉 울기 시작한다.

그리고 진짜 감동은 그 다음이다. 다음날, 이미 여자는 눈빛이 달라져 있다. 수술 결과는 모르겠지만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자신감에 차 있다. 사람이 바뀐 것이다. 미국편은 마음을 치료하기 위해 성형을 동원한다.

이와는 반대로 동아 TV에서 직접 제작한 한국편 [도전! 신데렐라]는 미국편과 똑같이 사람을 불러 콤플렉스를 느낀 부분을 고쳐주는데도 감동은 커녕 짜증을 불러 일으킨다. 한국편에 지원한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고치겠다고 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성형을 받고 싶어 오는 사람들이다. 성형을 공짜로 받는 게 좋다는 사실 이외에는 공감할 여지가 없다. 게다가 현재 방송분(1기)에 출연중인 이들이 모두 멀쩡하게 생긴 젊은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반발심은 더욱 더 커진다. 굳이 칼을 대지 않고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을, 정확하게 말하자면 칼을 대지 않고 극복한다면 인간승리가 될 것을 괜히 손쉬운 방법으로 운이 좋아 이룩한다는 것이다. 누가 그런 상황에 동감할 수 있을까? 집 고쳐주는 프로그램 [러브 하우스]에서 조금만 고치면 예뻐질 집을 찾아가 고쳐주는 것에 누가 동감할 수 있을까?

한국편 제작진의 제작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프로그램 대부분이 그렇다지만, 피사체, 즉 지원자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고려하지 않고 카메라를 들이댄다. 그래서 보통 나타나는 현상인데 한국편은 지원자들의 얼굴을 찐빵마냥 찍는다. 아무리 공중파에 비해서 돈이 없는 가난한 방송국이니까, 라고 생각을 해도 용납할 수가 없다. 사람을 아름답게 보여주겠다는 것이 목적인 방송국 아닌가? 그런데 광각 렌즈로 얼굴을 왜곡해 찍으면서 아름다워지는 과정을 보여주겠다는 것은 무슨 소리인가? 감히 추측하건대, [도전! 신데렐라]의 한국편의 제작진은 지원자에 관심이 없다. 중요한 것은 이 지원자를 바꿔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의사와 트레이너이다. 한 명 고칠 때마다 의사나 트레이너가 나와서 ‘잘 해드리겠습니다’라고 시청자 앞에 자기 경력을 늘어놓는 모습은 이 프로그램이 미국편에서 무얼 배워야 할지 모르거나 무시했다는 뜻이다.

한국편에서 멀쩡한 사람에게 수술을 시켜주고, 운동을 시키고, 옷을 입혀주고, 모델 워킹을 시키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한국편 지원자들이 그 외모와 성격상 어디가 절박하고 처절해서 수술까지 받아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다.

의도적일 수도 있겠지만 미국편은 계속해서 대인관계를 강조한다. 그래서 지원자들이 당당해지고 아름다워진 후에는 대인관계가 나아질 것이란 희망이 지원자와 시청자 모두에게 생긴다. 그러나 한국편에서는 지원자가 운이 좋아 공짜로 성형수술을 하고 나서 괜찮은 외모가 조금 더 나아졌다. 지원자는 약간의 아름다움을 얻었다고 치고 시청자들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지원자를 성형해준 의사와 트레이너의 프로필과 연락처 정도?

미국편 제작진은 사람을 찍을 때 광각을 자제한다. 광각을 쓰더라도 아주 필요한 경우(가령 차 안에서 찍는 경우)에 한정한다. 지원자의 이미지를 좋게 찍는 것을 절대 잊지 않는다. 인터뷰도 허술하게 하지 않는다. 주변에 꽃장식이나 인테리어가 좋은 곳에서 지원자를 촬영한다. 미국편에서 중요한 것은 지원자가 자신감을 찾는 모습이다. 실제로 어떤 지원자는 아름다워졌다고 보기엔 힘든 외모로 탈바꿈한다. 하지만 그 빛나는 미소는 처음 등장했을 때의 우울함에 견줄 수 없다.

이 변신 프로그램이 성형수술을 조장한다고 돌을 던질 수가 없는 것이, 미국편에서 성형수술은 심리 치료의 한 일환일 뿐이기 때문이다. 자신감을 가져라. 자신감이 장땡이다. 미국편에서는 앞으로 지원자가 어떻게 살아갈지 방법을 알려주는 셈이다. 자신의 얼굴을 팔아서, 자신의 치부를 온 나라에 공개하면서까지 달라지고자 하는 지원자이다. 자신의 이전 모습에 더 이상 쪽팔려하지 않고, 현재의 변화에 당당하도록 만들어 주겠다는 데 성형수술은 당위성을 가진다. 이전과 이후의 차이가 너무나 달라서, 자기의 콤플렉스를 공개하고 몸에 칼을 대는 것 모두가 정당화되는 것이다. 마치 성형수술 중독자의 논리처럼 들리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성형수술 중독자는 성형을 하고 나서도 여전히 콤플렉스에 시달린다. 성형수술 중독자는 몸에 칼만 대면 자기는 손가락 까닥 안 하고도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착각하는 자들이기 때문에 [도전! 신데렐라] 지원자들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출연자의 허영심, 유명세야말로 리얼리티 쇼의 핵심이다. [도전! 신데렐라]는 그 허영심에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허영심까지 배가한다. 허영심 자체는 본래 문제가 없다. 제작진에서 개개인의 허영심을 얼마나 잘 받쳐주느냐가 관건이다. 프로그램의 기반이 허영심인 이상, 불쾌감을 가지지 않도록 시청자를 유도하는 것 – 허영심을 잘 이해해주고 좋은 방향으로 보이도록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기술은 리얼리티 쇼 제작의 필수요소이다. 미국편은 성형의 목적은 마음을 고치는 것이라고 가르치는 기술을 습득했다. 한국편에서 추구해야 할 것도 이러한 대의명분을 전달하는 능력이다. 2기 지원자 모집은 재건성형자로 한정한다고 하는데, 일단 두고 볼 일이다. 한국편은 미국편 [도전! 신데렐라]보다 한국의 [러브하우스]를 더 염두에 둬야 한다.

6 Responses

  1. 저도치아랑피부가안좋은데,,,누구든신데렐라처럼다고쳐주나요?저도고민이거든요,,특히치아때문에

    • 해당 프로그램에서 접수를 받고 심사를 하는 기간이 따로 있습니다. 이제는 기준이 많이 바뀌었고요.

  2. 도전 한국편 신데렐라에 신청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절박한 심정에 신청하고 싶은데 TV에는 신청방법이 나와있지 않더라고요 신청방법좀 알려주세요

  3. 저는 나이는 41세입니다. 어렷을때부터 하체가튼튼 하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허리는 27인데 힙은37입니다 그래서 한번 용기를 내서 글을 적어봅니다 저한테도 기회가왔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소원이에요 .. 청바지 입어보는게 소원입니다..

    • 저는 프로그램 제작체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해당 작품의 제작사에 문의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