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시청사 단상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202100.html
“서울시 시청사 왜 시끄럽나?”


동아일보 “세 번 거부된 서울시 신청사 조건부 허가”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703170131

서울시 시청사 도안이 여러 개 나온 모양인데, 내가 보기에 가장 기초 문제는

지금 있는 콘크리트 건물보다도 안 예쁘다

는 거 아닐까? -_-; (안 어울리는 건 둘째고)
게다가,

바로 옆의 궁전이 정말 예쁘다

는 것도 여러 몫을 한다.

[#M_건축물은 짓는 사회의 철학을 반영한다. |less..|

건축물은 짓는 사회의 철학을 반영한다. 고대건축에 비교해서 현대건축은 일천하다 못해 건축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누가누가 높이 짓나 경쟁이나 하고(서울 부산에 이어 인천에도 백 몇 층 짓겠다 그 난리다) 그 높은 건물이 생겼을 때 주변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가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나는 건축이란 멀리서 보았을 때, 가까이서 보았을 때, 아래에서 보았을 때, 위에서 보았을 때, 안에 들어가 보았을 때…. 그 모든 곳에서 보았을 때도 아름답기를 바란다. 건물에서 어떠한 철학도 생각도 느껴지지 않고 그저 탐욕과 지배욕과 무신경함이 보이는데, 그런 건물로만 둘러싸인 사회에서 사람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서울시의 사람들의 심성이 메말라간다면 그건 건축(그러니까 도시계획) 탓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보는 게 그런 거 밖에 없는데 뭘 더 바라는가?

시청 건물 얘기를 조금 하자면, 일제 시대 지은 건물은 대부분 당시 양식상, 되게 예쁘게 지어놨다. 그 굽도리 장식하며 지붕의 우아한 곡선, 품위를 갖춘 전체 윤곽, 일본놈들 정말 지네들이 경성에 평생 살 줄 알고 예쁘게 지어놓았다. 서울역사도 옛날 게 더 아름다운데 거기를 암굴-_-로 만든 서울시의 미감은 이미 안드로메다로 가 버린 거다. 당시 시대 양식에 도전하는 거 자체가 대단한 도전임을 인식하지 못할지언대, 새 도안이 예쁠 거란 희망 따윈 걸지도 않았다.

아름다운 건물을 지으려면 평생 쓸 각오를 하고, 평생 볼 각오를 하고 지어야 한다. 싫증나면 버리려고 만드는 것은 허접하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는 관광도시개발이 삐끗하는 이유도 여기서 기인할 것이다. 자기가 보기에도 아름답고 자기가 보기에도 소중해야 남도 곱게 보고 품어준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자기 보기에도 남 보기에도 아름다울 것인가? 맨날 보던 사람은 어느날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다. 다른 장소에서, 다른 시간에, 다른 느낌으로 본다. 인상주의자들이 순간을 잡아냈다면 평범한 사람들은 매 순간을 기억할 수 있다. 그 사람들을 그 모든 순간을 만족하게 하는 디자인은 짧은 식견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그 수많은 사람들의 수많은 느낌에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대답할 거리가 있는가? 지금 서울시청사 건물은, 참으로 대답할 거리가 없다. 그저 자기 막무가내 주장만 있을 뿐이다.

심심해서(엥) 이건 신주쿠의 동경도청사

주변 건물이 모두 높고 (대부분이 오성호텔) 디자인이 독특하다보니 동경도청의 각진 모습도 개성이 있다. 각을 세운(…) 모습은 ‘신’주쿠라는 장소와 어울린다. 주변의 나무가 무성하고 엔간히 나이가 있어 삭막하다는 느낌은 주지 않는다. 바로 앞에 묵어 놓고도 못 올라가본 한이 다시금 밀려드는 (…..)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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